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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절 특집] “선수는 근로자가 아닌가”…선수협, 프로축구선수 근로자성 인정 촉구

작성자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 등록일 26-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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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 위에서 구단의 지시에 따라 뛰고, 훈련 시간과 장소까지 구단이 정한다. 선수가 훈련을 하다가 부상을 당하면 연봉이 깎이고, 출산을 해도 법적 보호는 없다. 그런데 이들은 '근로자'가 아니다.

 

노동절(51)을 맞아 사단법인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가 프로축구선수의 근로자성 검토를 공식 촉구하고 나섰다. 선수협은 현행 법체계 하에서 실질적으로 구단에 종속된 선수들이 법적 보호의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다며 제도적 재검토를 강하게 요구했다.

 

현행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는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의미한다. 선수들은 구단이 지정한 훈련 시간과 장소에 구속되고, 경기 일정·훈련 방향·내부 규정까지 구단의 결정을 따른다. 실질적으로는 근로자의 요건을 충족하지만, 현행 법 해석은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일부 고액 연봉 선수들은 구단과 대등하게 협상하지 않느냐는 반론을 제기한다.

 

선수협은 이에 대해 단호히 반박했다. 고액 연봉자는 전체 선수 중 극소수에 불과하며, 대다수의 선수들은 구단 앞에서 엄연한 약자라는 것이다. 실제로 매년 반복되는 연봉협상 구조 속에서 적지 않은 선수들이 일방적인 연봉 삭감 통보를 받는다. 심지어 선수 활동 중 입은 부상을 근거로 연봉을 삭감하는 사례까지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 구단과 선수가 결코 대등하지 않다는 사실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근로자성이 인정되지 않으면서 발생하는 또 다른 문제는 출산·육아 권리의 사각지대다. 출산휴가는 현행법상 근로자에게 보장된 권리다. 선수들은 구단의 일정과 훈련, 경기에는 종속되면서도 출산과 육아는 전적으로 개인의 책임으로 전가된다. 구단의 지시에는 묶이고, 법의 보호에서는 풀려나 있는 이 모순적인 구조가 지금 한국 프로축구의 현실이다.

 

또 다른 말론 감독의 지시를 따르는 것이지 구단의 직접 고용이 아니다라는 주장도 있다.

 

선수협은 이 논리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다. 하도급 근로자의 근로자성을 인정하는 법리에서 확인할 수 있듯, 사용자의 지휘·감독은 위임된 형태로도 성립한다. 구단이 감독에게 그 권한을 위임한 것인 만큼, 감독의 지시는 곧 구단의 지시명령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선수협의 입장이다.

 

국제노동기구(ILO) 역시 선수들의 권리를 단순한 스포츠 규정의 문제가 아닌, 엄연한 노동권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일반 노동자가 근로 중 부상을 당하면 산재 처리를 받는 반면, 신체 활동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선수들은 부상을 당하는 순간 전력 외로 분류되고 연봉 삭감과 계약 불안이라는 이중고를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는 이미 오래전부터 선수를 특수 기술을 가진 노동자로 정의하며, 전 세계 모든 선수가 일반 근로자와 동등한 노동 기본권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축구 종가인 잉글랜드의 경우, 선수협회(PFA)와 프리미어리그, EFL(2~4부리그를 관리하는 연맹) 간의 단체 협약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를 통한 표준계약서 자체가 잉글랜드의 노동법적 보호를 전제로 논의되고 있다. 또한 잉글랜드는 191029일 허버트 워커와 크리스탈 팰리스의 사건 판례를 통해 축구선수의 근로자성을 이미 확립하였다. 워커는 선수활동(경기) 중 부상을 당했고, 구단의 지시를 받는 근로자이므로 당시 시행 중이던 근로자 보상법에 따라 보상금을 받아야한다고 주장하며 구단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구단은 경기장 안에서 어떻게 뛸지는 본인의 재량이기에 일반적인 근로자와 다르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선수는 구단이 정한 시간에 훈련하고, 전술 지시를 따르며 구단의 규율을 지켜야한다. 이는 전형적인 사용자와 근로자의 관계라고 하며, 프로스포츠 선수가 법적으로 노동자임을 명확히 판시한 판례이다. 영국에선 이미 1910년에 선수의 근로자성을 인정하며 선수들을 보호해왔으나, 국내에선 2026년인 현재까지도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오랜 기간 현장에서 선수들의 고충을 들어온 선수협 김훈기 사무총장은 프로축구선수는 구단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하고 있음에도 법적 보호에서는 배제되는 모순적인 구조에 놓여 있다고 현실을 지적했다. 이어 김훈기 사무총장은 근로자성이 인정된다면 저연차·저연봉 선수들을 보호하는 것은 물론, 한국 축구와 스포츠계 전체가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노동절을 맞아 선수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근로자성에 대한 진지한 사회적 재검토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다만 김훈기 사무총장은 물론 4대보험 가입문제, 퇴직금 등 논의와 고찰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 따라서 '근로자'의 현재 정의에 맞추어 법 테두리 안에 편입시키는 단순한 '근로자성의 인정'보다 프로스포츠 선수들의 현실을 고려한 '특수한 형태의 근로자'로서 법의 사각지대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한 관계기관의 관심과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라고 전하며 노동절을 맞이하여 현대사회에서의 근로자의 정의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경기장에서 쓰러지면 연봉이 깎이고, 아이를 낳아도 보호받지 못하는 선수들. 노동의 날, 선수협은 묻는다. 이들은 정말 근로자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