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협, 폭염 긴급 설문조사 결과 발표… “선수 86.2% 신체 부담, 의식 저하까지 겪어” 근본적 대책 촉구
작성자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 등록일 26-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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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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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가 최근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살인적인 폭염과 관련해 남녀 프로축구 선수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선수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실효성 있는 폭염 프로토콜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심각한 더위 속에서 현장 선수들이 겪고 있는 고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도 개선의 확실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빠르게 진행됐다. 설문에는 총 536명의 K리그 및 WK리그 선수가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폭염 속 경기 강행이 선수들에게 큰 부담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폭염으로 인해 신체적 부담을 느끼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86.2%가 그렇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매우 그렇다가 45.2%(242명), 그렇다가 41%(220명)를 차지해 대다수의 선수가 현재의 기후 환경에서 한계 상황에 내몰리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보통이다는 11.5%(62명)였으며, 그렇지 않다와 전혀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합쳐서 2.3%(12명)에 불과했다.
경기 중 실제로 경험한 신체 이상 증상을 묻는 질문에는 복수 응답을 통해 충격적인 결과가 나타났다. 응답자의 무려 64.7%에 달하는 347명이 어지러움을 호소했으며, 56.6%인 303명이 심각한 탈수 증상을 겪었다고 답했다. 이 밖에도 두통 32.2%(173명), 메스꺼움 12.2%(65명) 등의 온열질환 증상이 뒤를 이었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일시적인 의식 저하를 경험했다는 응답도 13%인 70명에 달했다는 것이다. 극도의 뙤약볕 아래서 산소 부족과 탈수가 겹치며 자칫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대형 사고의 전조 현상이 조용히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는 점이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기타 의견으로는 호흡 불안정과 손발 저림 등 위험한 증상들이 다수 보고되었다.
현재 한국프로축구연맹 등이 폭염 대책으로 내세우고 있는 쿨링 브레이크 제도에 대해서도 현장의 불신은 매우 깊었다. 쿨링 브레이크로 선수 보호가 충분하냐는 질문에 전체의 48.4%의 선수가 부정적인 의견(전혀 그렇지 않다 17.3%, 그렇지 않다 31.1%)을 표출했다. 지면 온도가 40도를 훌쩍 넘는 찜통더위 속에서 전후반 단 3분 남짓 주어지는 짧은 휴식과 수분 섭취만으로는 근본적인 온열질환을 막고 정상적인 경기력을 유지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현장의 일관된 지적이다. 반면 쿨링 브레이크가 충분하다는 의견은 매우 그렇다(1.9%)와 그렇다(13.4%)를 합쳐 15.3%에 그쳤다.
이에 따라 폭염 관련 경기 운영 기준을 지금보다 훨씬 강력하게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압도적이었다. 경기 운영 기준 강화가 필요하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89.3%가 강력히 동의(매우 그렇다 40.8%, 그렇다 48.5%)했다. 선수들이 가장 시급하고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폭염 대응 방안으로는 경기 시간 변경이 52.6%(282명)로 1위를 차지했고, 폭염 특보 발효 시 선제적인 경기 연기 및 취소가 37.5%(201명)로 뒤를 이었다.
기타 주관식 의견으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추춘제 전면 전환, 여름철 혹서기 리그 전면 중단, 한낮 주중 경기 편성 제외 등 리그 캘린더 자체를 기후에 맞춰 완전히 개편해야 한다는 의견이 도출됐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와 관련해 선수협 이근호 회장은 안타까움을 드러내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번 536명 선수들의 설문 결과는 그라운드 위에서 단순히 덥다고 투정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생존을 위협받고 있음을 명백한 수치와 데이터로 보여주는 것이다. 어지러움과 탈수는 물론, 일시적인 의식 저하까지 겪는 선수들이 70명이 넘는다는 것은 우리가 깊게 생각해 볼 문제이며 응답하지 않은 선수들까지 생각하면 훨씬 많은 숫자가 폭염으로 인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지소연 여자 선수협 회장 역시 남녀 성인 무대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인프라가 열악한 무대에서 뛰는 선수들의 이중고를 지적하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지소연 회장은 “경기장 시설이 부족해 아직도 태양이 떠있는 오후에 경기를 치러야 하는 여자 축구나 유소년 리그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더구나 에어컨도 없이 더운 천막 아래 선풍기로 의지하는 것은 큰 문제다. 에어컨이 설치된 컨테이너 박스 라커룸이라도 설치가 되었으면 좋겠다. 특히 열기를 그대로 머금고 뿜어내는 인조잔디 구장에서 뙤약볕 아래 경기를 치르는 것은 보호받아야 할 선수들을 불가마 속에 억지로 방치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소연 회장은 “프로야구가 폭염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과감하게 경기를 취소하는 것처럼, 축구 역시 눈앞의 정해진 일정을 기계적으로 소화하는 것보다 선수의 건강과 생명을 최우선으로 두는 유연하고 철저한 안전 행정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호소했다.
실무를 총괄하며 이번 설문조사를 진행한 김훈기 사무총장은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 연맹, 여자축구연맹에 즉각적이고 구체적인 결단을 촉구했다. 김훈기 사무총장은 “전체 응답자의 절대다수가 입을 모아 지금 위험한 상황이라고 말한다. 선수협은 이번 긴급 설문조사에서 도출된 객관적이고 뼈아픈 데이터를 근거로, 한국프로축구연맹과 대한축구협회, 한국여자축구연맹에 강제성 있는 폭염 대응 매뉴얼 마련을 공식적으로 강력히 요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김훈기 사무총장은 “단기적으로는 폭염 특보 발령 시 감독관 재량에 기댈 것이 아니라 경기 취소 및 시간 연기를 강제하는 규정을 명문화하고 의무화해야 한다. 나아가 장기적으로는 아시아 무대와 글로벌 스탠다드 흐름에 발맞춰, 여름 혹서기를 온전히 비켜가는 추춘제 도입이나 겨울 휴식기에 상응하는 여름 휴식기 신설을 본격적인 논의 테이블에 올려야 할 시점이다. 선수협은 선수들이 온전히 숨 쉬고 뛸 수 있는 안전한 그라운드 환경이 마련될 때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선수협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제도 개선안을 마련하여 관련 기관들과의 협의를 위해 노력할 예정이며 실효성 있는 선진적 폭염 프로토콜이 최종적으로 도입될 때까지 그 진행 상황을 남녀 선수들과 대중에게 지속적이고 투명하게 공유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