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협 “명분 앞세운 일방적 선수 권리 제한 안 돼… 제도 신설 시 선수협과 소통해야” > 보도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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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협 “명분 앞세운 일방적 선수 권리 제한 안 돼… 제도 신설 시 선수협과 소통해야”

작성자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 등록일 26-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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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가 최근 스포츠중재재판소(CAS)가 루마니아축구협회(FRF)의 자국 선수 의무 출전 규정인 이른바 '5+6 규정'에 대해 전면 무효 판정을 내린 것과 관련해, 선수의 노동권과 직업 선택의 자유를 억압하는 독단적인 규제에 제동을 건 의미 있는 국제적 선례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선수협은 이번 판결이 선수의 근로 조건에 직결되는 제도를 신설할 때 선수협과의 합의가 얼마나 필수적인지를 증명한다고 강조했다.

 

CAS는 지난 6월 16일 루마니아 프로축구 1부 리그 구단들과 외국인 선수 리에스 하피드 후리가 루마니아축구협회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정을 내렸다. 문제가 된 '5+6 규정'은 루마니아 1부 리그와 컵대회에 참가하는 구단들이 전체 경기의 최소 75% 이상에서 루마니아 국가대표팀 발탁 자격을 갖춘 자국 훈련 선수를 최소 5명 이상 선발로 출전시키도록 강제하는 제도였다. 21세 이하(U21) 선수를 기용하면 규정 준수 인원을 두 배로 인정해 주는 예외 조항도 있었으나, 이를 어길 경우 구단에는 약 2억 원에 달하는 15만 유로의 막대한 벌금이 부과됐다.

 

루마니아축구협회는 해당 규정이 국내 체육 대회에서 자국 선수의 의무 비율을 정한 루마니아 정부의 행정명령을 따른 것이며, 국가대표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스포츠적 목적이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CAS 재판부의 판단은 단호했다. 재판부는 협회가 규정을 적용할 대상을 정하고 벌금 등의 처벌 제도를 만드는 과정에서 정부의 원안과 실질적으로 다른 자체적인 재량권을 행사한 독자적 규정이라고 보았으며, 국가 협회가 제정한 스포츠 규정 역시 유럽연합(EU) 법률의 엄격한 심사 대상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명확히 규정했다.

 

특히 CAS는 이 규정이 프로 축구선수를 '노동자'로 규정하고 노동자의 자유 이동권을 보장하는 EU 기능유럽연합조약(TFEU) 제45조를 정면으로 위반했다고 판시했다. 자국 훈련 선수 자격을 부여해 출전 기회를 루마니아 국적자에게만 양보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EU 국적자를 포함해 외국인 선수들의 고용 및 출전 기회를 원천적으로 박탈하는 명백한 국적 기반의 직접 차별이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과거 세계 축구 이적시장의 판도를 바꾼 '보스만 판결'을 적극 인용하며, 국가대표팀 자원 확보라는 목적만으로는 선수의 기본적 고용 기회를 제한하는 조치를 결코 정당화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또한, CAS는 해당 제도가 구단 간의 공정 경쟁을 해치는 경쟁법 위반(TFEU 제101조)에도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선수를 스카우트하고 영입하는 것은 프로 구단들의 핵심적인 경쟁 요소인데, 국적에 따른 강제적인 선수 할당 제도는 노동 시장 접근을 인위적으로 제한하고 루마니아 선수들에게만 특혜를 주어 시장을 분할하는 악영향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이 규정이 경제적 효과를 따져볼 필요도 없이 그 자체로 정상적인 경쟁 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명백한 '목적에 의한 경쟁 제한' 행위라고 결론 내렸다.

 

선수협 김훈기 사무총장은 이번 CAS의 판정에 대해 깊은 공감을 표하며 국내 축구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역설했다. 김훈기 사무총장은 “국가대표팀의 경쟁력 강화나 유소년 육성이라는 대의명분은 축구계 모두가 공감하는 가치이지만, 그것이 곧 선수의 헌법상 기본권인 직업 선택의 자유와 공정한 경쟁을 통한 출전 기회를 억압하는 무기가 될 수는 없다. 이번 루마니아 사례는 협회가 아무리 좋은 의도를 내세우더라도 국적이나 특정 조건으로 선수의 권리를 침해하는 독단적인 제도는 국제 법률에서 더는 용납되지 않음을 명백히 보여준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훈기 사무총장은 “가장 중요한 점은 선수의 일자리, 출전 기회, 그리고 근로 조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규정을 신설하거나 변경할 때는 반드시 현장 선수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선수협과의 충분한 사회적 대화와 합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점이다. 선수협은 앞으로도 행정 편의주의나 일방적인 목적 달성을 위해 선수의 권익을 침해하는 불공정 규정을 도입하지 못하도록 감시망을 늦추지 않을 것이며, 불합리한 제도가 발견될 경우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 등과 연대하여 강력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선수협은 이번 판결이 국적 제한뿐만 아니라 선수의 취업 기회와 경기 출전 권리를 중요하게 여기는 판결이라고 봤다. 선수협은 앞으로도 피치 위에서 활약하는 프로 선수들이 부당한 규정에 얽매이지 않고 공정한 환경에서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불공정 약관 및 제도 쇄신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