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연봉 삭감 관행’ 도마 위… FIFA 기준도 위반, 분쟁조정 절차마저 지연 > 보도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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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연봉 삭감 관행’ 도마 위… FIFA 기준도 위반, 분쟁조정 절차마저 지연

작성자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 등록일 25-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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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9, K리그 선수A가 겪고 있는 연봉 삭감과 권익 침해 사례를 공개했다.

 

선수협은 “K리그에서 출전 시간 부족, 부상, 구단 경영상 이유 등을 명목으로 한 일방적 연봉 삭감이 구조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방적인 연봉삭감에 대하여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조정결과에 불복해 대한축구협회에 이의신청을 해도, 협회가 수개월째 분쟁조정위원회를 구성조차 하지 않아 선수 권익이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번에 공개된 선수A의 사례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명확한 금지 규정에도 어긋나는 것으로 파악된다.

 

선수A2025년 시즌을 앞두고 소속 구단으로부터 전년도 대비 37.5%에 달하는 연봉 삭감을 통보받았다. 구단은 삭감 사유로 출전 시간 부족팀 성적 부진을 들었다. 하지만 선수A는 시즌 초반 연습경기 도중 부상을 입어 장기간 결장했으며, 부상에서 복귀한 뒤 절반 이상의 경기에서 선발 또는 교체로 출전했다. 출전 경기 평균 평점은 팀 내 평균과 유사했고, 장기 부상 후에도 경기력 저하가 없었다. 그럼에도 구단은 출전 시간과 성적을 근거로 삭감을 밀어붙였고, 한국프로축구연맹 조정위원회는 이를 인정했다.

 

선수협에 따르면 K리그 구단들은 출전 시간, 부상, 경영상 이유 등 다양한 명목으로 소속 선수의 연봉을 줄인다. 선수들이 반발하면 경기 출전에서 배제되거나 이적을 강요받는다.

 

그런 가운데 가장 큰 문제는 이적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상당수 선수가 다년 계약을 체결하고 있어 이적 시 이적료가 발생하고, 이를 감당할 팀을 찾기 어려워 결국 선수는 부당한 삭감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의 배경에는 프로축구선수 표준계약서의 허점도 자리 잡고 있다. 계약서에는 다년 계약을 명시하면서도 매년 연봉을 재협상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최저연봉 규정도 없다. 결과적으로 구단은 사실상 무제한으로 연봉 감액이 가능하다.

 

선수들이 연봉삭감에 대한 부당함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할 공식 절차는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분쟁조정을 신청하는 것이다. 하지만 연맹은 각 구단이 회원인 단체이며, 요직에 구단 관계자들이 포진해 있어 객관성이 떨어진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속담처럼, 구조적으로 구단에 유리한 판정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게 선수협의 설명이다.

 

선수 A 사건은 상황이 더욱 복잡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조정 결과에 불복할 경우 다음 단계로 대한축구협회에 분쟁조정 이의신청을 제기하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선수 A 사건에서는 접수 후 수개월이 지나도록 협회가 위원회 구성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는 협회의 명백한 직무 태만이다. 이렇게 시간이 허비되는 원인은 협회의 분쟁조정규정에 이의신청 처리 기간에 대한 제한이 없어, 사실상 무기한 지연이 가능하다는 구조적 허점 때문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선수 A는 경기 출전과 생계가 위협받는 불안정한 상태에 장기간 방치되고 있다.

 

 

이러한 K리그의 관행은 국제 기준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FIFA 분쟁조정위원회(FIFA DRC)는 다음과 같은 입장을 명확히 해왔다. 선수의 경기 출전 기회는 구단의 재량에 속하므로, 출전 부족을 이유로 한 급여 삭감은 무효이며, 팀 성적 부진을 이유로 전 선수단 급여를 일괄 삭감하는 것 역시 불허했다. 또 계약서상 구단이 일방적으로 급여를 감액할 수 있는 조항은 효력이 없다고 밝혔다.

 

 

선수A 사건은 이 기준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선수협은 “FIFA가 금지한 행위가 한국에서는 관행이라는 이유로 합법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이는 국제 기준과 국내 제도 간 괴리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FIFA는 모든 회원국 협회가 독립적이고 공정한 분쟁조정위원회(NDRC)를 설치할 것을 의무화했다. 그러나 대한축구협회는 NDRC 설치 논의조차 진행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 선수들은 불공정한 절차, 장기 지연, 불필요한 비용 부담 등 피해를 감수하고 있다.

 

선수협 김훈기 사무총장은 현실적으로 현재 제도는 선수들에게만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선수들이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싸우면 경기장에서 배제당하는 가슴 아픈 상황이 발생하는데 이는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 또한, 내년부터 K리그에 구단이 더 늘어나게 된다. 새로운 프로 구단이 생기는 건 당연히 환영할 일이지만, 프로팀의 이름에 맞는 운영이 되어야 한다. 이것이 가장 중요한 핵심 포인트다라고 말하며 덧붙여 대한축구협회가 국제 기준에 맞는 공정한 제도를 조속히 도입하고, 연맹과 협회 모두 독립적인 분쟁 해결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